<이진수 차 이야기 4. 히말라야 끼고 펼쳐진 다르질링 차>

인도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명상'과 '히말라야'이다. 이 두 단어를 함께 표현해도 좋은 특별한 차가 있다. 바로 다르질링(Darjeeling)이라는 이름의 홍차로, 히말라야 산맥을 끼고 펼쳐진 타라이 평원의 연녹빛의 경사진 차밭은 차를 하는 모든 이들에게 로망과도 같은 곳이다. 인도 북동부에 자리한 다르질링은 연중 만년설로 제일 높은 카첸중가산(8,586m)를 마주하며 19세기부터 유럽 사람들의 휴양지로 현재까지 인도 고산 휴양지의 대명사로 불린다. 티베트, 부탄, 네팔과 인접한 산악지역으로 끝없는 분쟁의 위험 속에서도 고요와 평화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다르질링 차는 1800년대 후반 인도의 웨스트 뱅갈(west Bengal)지역 히말라야의 공기와 토양에서 시작되었으며, 다르질링에 있는 대부분의 차는 200년 전에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모험가이자 식물학자인 로버트 포춘(Robert Fortune)이 중국에서 들여온 차 종자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홍차로 분류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붉은 홍차와는 달리 발효가 낮아 녹차와 비슷한 찻물색을 가진 특별한 맛과 향기로 머스켓 포도향을 닮은 데서 '차의 샴페인'으로 불리며, 부드럽고 섬세한 식물성 이끼류, 과일향, 감귤향 등을 품고 있다. 다르질링 지역에서 생산된 차에서만 '다르질링 차'라는 이름의 지리적 표시를 부여하며 차 따는 시기에 따라 불리는 이름은 각각 다르다. 특히 1986년 시작된 다르질링 로고는 다르질링 차만이 제공할 수 있는 명백한 클래스의 랜드마크로 자리하고, 차 관광(Tea tourism)은 인도에서 대중화 된 최신개념으로 다원의 방갈로에서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며 차를 마시는 것은 히말라야의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다. 인도는 차 생산량의 80%를 자국에서 소비하며, 주요농작물인 차와 향신료에 우유를 넣어 만든 '차이(Chai)'는 인도인의 생명수 역할을 한다. 차는 평균 해발 600~2000m의 고도에서 자라며 1년 내에 최소 50~ 60mm의 강우량이 필요하며, 시원하고 습한 기후, 토양, 강우량 및 경사진 지형은 모두 다르질링 차에 독특한 머스켓향(Muscatel flavor)을 제공한다. 이러한 자연적 요인의 조합은 최근 유럽 국가의 유기농 제품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다르질링 차밭 일부가 유기농 차를 생산하게 되었고, 유기농 차밭에는 화학 비료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러한 다르질링 차에는 3월과 4월에 첫 수확을 하는 퍼스트 플러쉬(1st flush)라는 싱그러운 꽃향기의 차가 있고, 5~6월에 수확하는 세컨드 플러쉬(2nd flush)는 머스켓 포도향을 닮아 차 애호가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여름에 생산되는 레인 플러쉬(Rain flush)와 가을에 생산되는 오텀널(Autumnal)까지 각각의 맛과 향기는 다르질링 차에서만 느끼는 특별함이 있어 세계 3대 홍차 중의 하나로 명성을 알린 지 오래다. 오후의 휴식 같은 차이지만 하루 중 언제 마셔도 좋은 부드럽고 은은함으로 명상하기 좋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차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인 차명상은 먼저, 혼자 있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고,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앉는다. 두 번째로 양쪽 무릎을 고정시키고 온몸으로 전해지는 에너지를 느껴 본다. 세 번째는 폐 속의 공기를 모두 내보내는 듯이 깊이 숨을 내쉬고 다시 들이쉰다. 각각의 날숨에 모든 근심걱정을 함께 내보낸다. 각각의 들숨에는 내 안에 밝고 환한 빛을 채운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눈을 뜨고 차를 따른다. 다르질링 차 고유의 색향미를 충분히 느끼며 천천히 마신다. 차명상은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 사진 출처 : 원불교신문(http://www.wonnews.co.kr)

사진 출처 : ZUM허브 안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