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티클럼칼럼

이진수의 차(茶) 이야기 3
통합프로그램 사진 보기

통합프로그램의 사진 보기 항목(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수) 내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저자 발행일자 2022-05-09

<이진수의 차 이야기 3. 고요 속에서 내면 비워내는 시간>

 

언제부터인가 차를 마시는 공간이 다양해지고 있다. 전문 티샵(Tea shop)이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공간에서의 다양한 문화활동이 겸해지는 갤러리(Gallery)공간이 바로 그것이다. 단지 차 한 잔이 아닌 그 곳에서 충족되는 매개체를 함께 공유해 가고자 하는 것이다. 한 집 건너 하나씩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장소와는 달리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좀 더 특별하게 옷을 입는 것은 갤러리가 제공하는 고요 속에서 내면을 비워내는 시간으로 차를 통해 건강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반증한 결과로 보인다.

트렌드라는 것이 있다. 차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소통을 기본 전제로 내면에 충실하고자하는 소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중매체에 너무나 노출되고 고갈된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면에 귀기울여볼 일이다. 차가 주는 신성함 속에서 갤러리를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야말로 진정 소통의 시간이 아닐까.

4월이 열리고 꽃망울이 만개하던 주말 오후에 한적한 나포리교당에서 차를 마시며 그림을 감상하는 대중공양 시간이 있었다. 차가 있는 갤러리 교당이 정신문화의 꽃이자 대중교화의 꽃이길 소망하며 십수 년 전부터 학생들과 대중들에게 피력하던 지난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던 순간이었다. 차는 마음으로 다가와 향기로 움직이는 자연이 인간에게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다. 그 선물을 이제 대중공양으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 존재의 이유라면 이유이다.

차의 나라 영국에서는 갤러리가 뒷받침해주는 호사를 누리며 차를 마시는 공간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나 런던은 크고 작은 갤러리의 보고이기도 하다. 대부분 차는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 거리의 테이크아웃이나 공원의 카페테리아 그리고 전문 티룸에서 맛볼 수 있지만 그 분위기와 장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좀 더 여유있게 차를 즐기려면 숨어있는 갤러리에서 차 한잔하면 된다.

 


런던 갤러리카페에서 차를 즐기는 사람들 모습. 영국에서는 차 마시는 공간과 갤러리가 함께 하고있다.



갤러리는 크고 작은 규모로서 개인 컬렉션을 위주로 한 곳과 국립 갤러리 그리고 대를 이어 운영되는 백만장자의 갤러리까지 다양하다. 특히나 주목되는 곳으로는 과거에 발전소로 사용했던 건물을 개조하여 미술관으로 만들어 세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이다. 이곳은 불과 10여 년의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470만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다고 하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을 맞이하는 갤러리가 아닐까싶다. 이곳에서 즐기는 차는 갤러리에서 느끼는 감동의 세레머니(Ceremony)와 크게 다르지 않다. 풍경, 정물, 인체, 역사 등 16세기 과거에서부터 현재를 아우르며 모든 작품은 기증이나 아티스트 작품을 무료로 전시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많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런던 곳곳에 위치한 갤러리의 카페나 티룸에서 간단하게 즐기는 크림티는 꽤나 먹음직스러운 크기의 스콘을 반으로 나눠, 함께 제공된 클로티드크림과 딸기잼을 듬뿍 발라 차와 함께 먹는 것으로 간단한 간식정도로 여겨지지만 나름의 의식이 있다. 좀더 우아한 갤러리의 오후를 즐기려면 예약해 애프터눈티를 즐기는 호사도 누려봄직한 일이다. 차를 교육하고 보급하는 필자로서는 차를 마시는 공간이 다양하게 활용되어 많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한 모두의 휴식처이길 소망해본다.



글, 사진 출처 : 원불교신문(http://www.wonnews.co.kr)

사진 출처 : 유쌤9792

통합프로그램 첨부파일 보기

통합프로그램의 첨부파일 내용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첨부파일